지난 5년간 탈도 많았고 우여곡절도 많았던 매장 하나가 문을 닫았다. 우리 회사가 관리하는 동안 3번 메인 매니저가 바뀌었고 중간에 또 몇 번 릴리버 매니저들이 다녀간 곳이다.
청소란 일이 그렇듯이 일종의 갑 관계인 매니저들이 바뀔 때마다 심적 부담감과 피곤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매너가 좋고 관대한 사람도 있는 반면 사사껀껀 트집을 잡던 사람을 여럿 만난 곳이다.
이번에 문 닫은 이곳 맹게레몰 타운센터 울워스매장은 역사 만큼 건물이 오래된 곳이다. 엊그제 구글 검색해 보니 1970년대 이곳에 쇼핑몰이 생길 때부터 슈퍼가 문을 열었고, 슈퍼 브랜드와 주인이 바뀔 때마다 옷만 갈아입었지 건물은 그대로 사용했으니 50년 가까이 된 곳이란 말이다.
다른 곳에 있는 슈퍼들은 대략 5년을 주기로 내부 리모델링을 하고 바닥을 전면 교체 하는 등 정말 새롭게 탈바꿈하는데 이 매장은 깨져나간 바닥타일이 모자이크처럼 바뀌는걸 역사로 자랑하듯 꾸역꾸역 버텨왔다.
그래서 핑계 같지만 청소하기에는 여간 까다로운 매장이었다. 몸은 이미 죽을 때가 되어서 피부가 광택을 잃었는데 날마다 20대 얼굴을 만들어 내라고 요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미 활기를 잃은 매장에 활기찬 직원들이 있을 리 만무했고 게으름뱅이들과 성격 나쁜 직원들만 보였던 것 같다. 그리고 으슥한 동네에서 나온 고객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물건 훔쳐가다 잡혀서 다툼을 일으켰다.
이 정도면 메인 오피스에서도 눈 딱 감고 매장 철수를 결정했을 것이다. 다만 몇 번 문 닫는 날짜가 변경된 건 새로운 슈퍼마켓 회사와 계약이 될 것처럼 이야기가 오가다가 최종 결렬이 되면서 완전 철수가 진행되었다.
슈퍼라고 별것 없고 다른 영업점들이 문 닫는 절차와 비슷했다. 안에 진열되어 있던 상품들 일주일간 빼내고, 슈퍼 시설들 철거해내고, 지난 2주 동안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내부 시설복구 & 원상복구 공사가 진행되었다. 공사를 담당하던 사이트 프로젝트 매니져는 어제 월요일에 건물주에게 확인 받고 키를 넘겨준다고 작업을 재촉했었다.
일상관리 청소가 마무리되면서 시원 섭섭하며 당분간 맹게레 지역에는 올 일 없겠다 했는데 공사 덕분에 다시 일주일간 오가며 오랫만에 준공청소를 했다.
... ...
한가해지려던 12월을 바쁘게 시작했다. 이곳 일 시작과 함께 부상을 당했던 허리도 이제 거의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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