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소년은 컴퓨터 게임 중
책보다는 드럼을 사랑하는 다현
아이들과 대화하거나 놀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이들 학교 생활이나 학교 후 생활이 폭 넓어지고 해야 할 과제들이 늘어나는 이유도 있고, 나는 아이들 뒷바라지 핑계로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예전보다 두배로 더 일을 하기 때문이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아침에 아이들 학교 가는 시간, 집에 돌아오는 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거의 온 시간을 함께 했다. 아이들 공부는 둘째치고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 있었고 함께 생각했다. 지금은 아침에 학교가며 차 안에 있을 때 카톡 페이스통화를 통해서 서로에게 아침 인사를 나눈다. 오후에는 퇴근하는 나를 아이들이 반겨준다. 그리고 피곤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어가는 나에게 잘 자라며 뽀뽀를 해준다. ㅡㅡ
아이들과 더 좋은 생활을 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아침에 다현이 학교에 내려주고 오후에 픽업할 때 나누던 30분 정도의 대화가 아쉽다. 며칠 전에 저녁 과외받으러 가는 다현이 데려다주며 슬쩍 물어본다. '아들아 요즘 무슨 책 읽고 있어?' 갑작스러운 질문에 움찔하더니 '줄리어스 시저' 읽고 있어. '스토리는 재미있는데 좀 어려워'라고 대답이 나온다. '루비콘 강은 건넜냐?'라고 물어보니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본다. '며칠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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