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bby/낚시와 텃밭

텃밭을 지켜라 ; 달팽이에게 불벼락을...

by 뉴질랜드고구마 2022. 11. 17.

텃밭을 지켜라 ; 달팽이에게 불벼락을...

텃밭이나 정원을 가꾸면서 제일 신경 쓰이는 것이 해충구제입니다. 특별한 농작물이 아닌 이상 해충이나 병해는 미미합니다만 수년간 텃밭을 가꾸면서 우리 텃밭을 괴롭히는 건 다름 아닌 달팽이입니다.

지난 두계 절을 지내며 아이들이 놀이터로 삼았던 텃밭 아랫부분에 상추와 여러 가지 야채를 심기로 합니다. 작년에 만들어 놓은 가든 베드 2곳 중 1호(다래 담당)에는 고추와 딸기, 실파가 있고 2호(다민 담당)에는 호박, 오이, 토마토, 들깨(깻잎)를 심었습니다. 그 가운데는 2년생 든든한 실버비트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린 모종을 심으면 걱정해야 하는 게 밤에 공격하는 달팽이와 낮에 모종 주변을 파헤쳐 벌레를 잡아먹는 새들입니다. 작년에 가든 베드를 만들고 보니 달팽이 공격이 전혀 없습니다. 아마도 나무로 높게 만들고 페인트도 칠해서 달팽이가 올라올 엄두를 못 냈을 것입니다. 올해도 그러려니 했는데 늦봄 열리기 시작한 딸기를 보니 점점 의심이 갑니다. 큼지막하고 탐스럽게 열린 딸기가 붉게 읽어갈 쯤이면 하룻밤에 하나씩 사라집니다. ㅜㅜ 주변에는 반짝이는 액체가 질퍽하게 있는 걸 보면 틀림없이 달팽이지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애먼 새들이 딸기 다 쪼아 먹었다고 울상이고요.

이걸 무시하고 가든 베드에 호박과 오이 모종, 고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첫날밤 2호에 있던 제일 만만한 호박 모종 모가지가 싹둑 잘려나갔습니다. 양심은 있었는지 2개 중에 한 개만 먹었습니다. 아마도 내일은 다음 모종, 그다음 오이 모종 일 것입니다. 1호에서는 딸기 시식과 함께 고추 모종 잎사귀가 싹 사라졌습니다. 어려도 고추라고 줄기는 매워서 안 먹고 잎사귀만 따먹었나 봅니다. 올 것이 왔구나..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하루 만에 공격을 받으니 전의가 불타오릅니다. ㅡㅡ

달팽이 공격에 나자빠진 호박(왼쪽 위, 아래) & 딸기 ; 달팽이약

아이들 학교 보내 놓고 버닝즈에 들려서 호박 모종과 상추 모종 등 여러 가지 모종을 몇 개 삽니다. 모종으로 없는 부추와 겨자 상추, 작두콩은 씨앗을 삽니다. 제일 중요한 달팽이 약도 샀습니다. 너흰 다 죽었음...

아침부터 햇살이 따갑네요. 바깥 온도가 벌써 21도. 데크 밑에 모종을 넣어놓고 일단 휴식...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간식 먹고, 씻고 휴식& 공부를 마쳐도 해가 아직 중천에 달려 있습니다. 저녁밥 먹고 나서 7시가 될 때쯤 해가 좀 더 내려가고 따가운 기운이 가시네요. 아이들에게 모종 사 온 것과 텃밭 일하러 나가자고 이야기합니다. 좋다고 대환영.. 아마도 학교 다녀온 후 말했으면 오후 내내 아무것도 못했을 것입니다. 텃밭에 나가자고... 아이들은 흙파고 노는걸 정말 좋아합니다.

텃밭을 구분 지을 발판을 놓고 땅을 고릅니다. 작년에 토마토 농장에서 얻어온 흙을 두텁게 깔아놔서 땅은 충분히 거름 지고 물도 잘빠지게 되어있습니다. 아이들과 상추 모종부터 차례로 심습니다. 적상추, 청상추, 샐러드, 청경채. 아직 모종들이 어리고 작아서 아이들이 다루기에는 쉽지 않기에 잎사귀 하나라도 다칠까 봐 조심조심합니다. 일단 모종 심는 방법을 한번 가르쳐 줬으니 아이들이 마무리할 때까지 지켜봅니다. 잘하네요. ^^*


가든 베드 2호에서 목이 잘려나간 호박을 뽑아내고 새 모종과 함께 주키니 호박 모종 2개를 더 심었습니다. 이제 마무리 시간입니다. 베드 가든 안쪽 가장자리와 새로 심은 모종들 주변에 달팽이 약을 골고루 뿌려줍니다. 약은 쌀알처럼 생겼는데 달팽이가 지나갈 만한 곳에는 모두 뿌려야 합니다. 아마도 약이 몸에 닿기만 하면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달팽이를 물리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천역 약재를 만들어 달팽이가 접근을 못하게 하기도 하고, 밤중에 랜턴을 들고 텃밭 식물 주변에 나타난 달팽이를 생포하기도 합니다. 귀찮으니 약을 뿌리는 것이죠.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텃밭에 나가보니 이곳저곳에 대략 20마리 정도 죽어 있습니다. 거의가 집 없이 사는 민달팽이네요.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속이다 후련해집니다. 새로 심은 모종들에 아침저녁으로 물 뿌려주다 보면 약들이 모두 사라질 테니 며칠 간격으로 조금씩 반복해서 퇴치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Hobby > 낚시와 텃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낚시대회 2등 먹었어.'Te Arai Beach'  (7) 2023.04.05
나들이 낚시 : Marsden Point 트레발리  (0) 2023.01.11
'초코'를 심다.  (4) 2022.09.11
Shelly beach Wharf Fishing  (0) 2021.05.01
낚시 대포  (0) 202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