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한 중장비 소리와 중국인들 대화 소리에 잠에서 깬다. 2주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뒷집 건축공사 터 다지기가 끝나고 인부들이 많이 붙었다. 앞으로 두어 달은 일요일과 비가 심하게 내리는 날을 빼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으리라.
잠 깰 겸 세수하고 밖으로 나와 시계를 보니 점심때가 지났다. 집 안은 조용하고 아내도 안 보인다. 대신 데크에는 배추가 널려있다. 물 한잔 마시며 주방을 보니 아내가 바쁘게 김장준비를 하던 모양새다. 아마도 뭔가 부족해서 슈퍼에 가지 않았나 싶다.
며칠 무지 춥다. 한국 쪽 뉴스에는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라고 하는데 여기는 정반대로 거의 영하에 근접하는 새벽 기온이다. 한낮에도 체감 기온은 10도쯤 하는 것 같다. 이런 날은 집 안쪽보다 햇살이 좋은 바깥이 더 따뜻하다.
텃밭에 나가 겨울비 맞고 넉넉히 자란 미나리를 김장에 넣으시라고 넉넉하게 뜯는다. 잠깐 신경 안 쓴 사이에 취나물도 많이 자랐다. 취나물 무침도 곧 식탁에 오르겠다.
슈퍼에 갔던 아내가 돌아와 여러 가지 양념들을 바쁘게 준비한다. 아내대신 아이들 픽업하러 학교에 다녀오니 수육 삶는 찜통이 김을 내뿜고 있다. 빨리 새 김치에 따끈한 고기쌈 먹고 싶은데 아직은 아닌갑다.
아침에 사 온 배추를 소금 절임. 빨래걸이에 널어서 조금이라도 빨리 물이 쭉 빠지길 기다리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마침내 저녁 식탁에 오른 김치와 수육. 이마에 땀 훔치며 맛나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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