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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다현, Daniel's

'배꼽 인사' 정책을 철회하다.

by 뉴질랜드고구마 2012. 8. 20.

다현이가 '예의바른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예의가 바르다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정도면 괜찮겠습니다.


다현이가 3살이 넘고 말귀를 알아먹을 무렵부터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날때면 '배꼽인사'를 시켰습니다.

처음에는 뭣모르고 아빠엄마가 시키니까 제법 잘 했습니다.

그러나,

4살이 될 무렵부터는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시키면 고개를 돌리거나

엄마아빠 뒤로 숨어버리기 일수였습니다.

그럴때면 앞으로 끌어당겨서 억지로 머리를 누르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액션을 취하게 했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상대방에 대한 예의라고 보였기 때문입니다.


몇일 전에도 교회에서 마주치는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게 했습니다.

역시나 내 뒤로 숨거나 뾰롱통한 표정을 지으며 먼하늘을 쳐다보는 행동을 했습니다.

앞으로 잡아 세우고 머리를 눌러 고개를 숙이게 하다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예의바른 사람'이라고 해서 

자기보다 나이많은 사람을 만나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야된다는 생각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몇초동안의 시간동안 아주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다현이랑 교회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다현아 다음부터는 어른들 마주치면 배꼽인사 안해도 되'

'다현이가 인사 하고 싶으면 손을 흔들면서 웃으면 되' 라고 이야기 해줬습니다.

알겟다는건지 모르겟다는건지 건성으로 대답하는 다현이를 보면서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는지 후회가 많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만나는 대부분의 아이들도 살짝 목례정도 인사를 하는데,

이제 4살 지난 아이한테 배꼽인사를 강요했으니 이런 바보같은 아빠가 어디있단 말입니까. ㅡㅡ;;

... ...


그래도..

다현이가 예의바른 사람으로 자랐으면 하는 바램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했지요.

생활속에서 일거수 일투족 지켜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입니다.

잘 살아야겠습니다. ^^*



@ 유치원에서 그려온 '캠핑카'. 아빠는 운전하고, 다현이, 엄마가 타고 있습니다. 맨 뒤에는 침대.

@ 캠핑카 타고 가서 만나게 될 '파도치는 바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