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 생활/다현, Daniel's

폭풍속으로 달려갔던 1박 2일...

by 뉴질랜드고구마 2012. 3. 23.

다현이가 장염을 앓았습니다.

... ...


수요일 퇴근 하고 집에 오니 다현이가 만화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유치원에서 쿠키 먹었어요'라고 자랑을 하네요.

근 한달을 넘게 유치원 다니고 있으면서

오후 브레이크타임 시간에 간식을 전혀 먹지 않았던 다현이 인지라

간식 먹고 왔다는 말이 그렇게 반가 울 수가 없습니다.


근데 저녁밥 먹으로 밥상에 다가서질 않습니다.

다른 날 같으면 좀 삐대다가 와서 한그릇 후딱 비우는데요.

밥상이 다 치워질 무렵...

배가 아프다며 엄마 옆에 붙습니다.

(보통은 저렇게 표정을 지으면 곧 대변을 보러 갑니다.)

목도 아프다고 울먹울먹 합니다.

평소에 이런 일이 없어서 걱정스레 머리를 만져보니 열은 없습니다.

밥먹기 싫어서 꽤병을 부리는것 같지도 않은데... 라고 생각을 하는 찰라..

완전 심하게 '토하기'를 연거푸 두번을 합니다.

덕분에 엄마가 온몸에 벼락을 맞았습니다. ㅡㅡ;;


그렇게 시작된 토하기가 10분에서 20분 간격을 두고 2번 더 이어집니다.

침대에 눞혔던 이유로, 다현이 침대 이불, 우리 침대 이불이 몽땅 세탁실로 가고..

옷을 몇번 갈아입히고...


걱정이 되서 책을 찾아보니 '장염'에 가까운 증상인것 같습니다.

같은 교회 다니시는 간호사로 일하시는 분께 전화를 드려보니 거의 장염이 확실하다고 하십니다.

몇번 더 토하는게 계속 될 것이고, 그러면서 탈수 증상이 올지 모르니 잘 관찰 하면서

그런 증상이 보이면 소금과 설탕 탄 물을 먹일것을 알려주십니다.

토하기 후에는 열이 오를 수 있고, 설사도 하는게 정상이니 크게 걱정은 하지 말라는 말도 덧붙이십니다.

그리고...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에 가 볼것과 집에서 가까운 병원도 알려주십니다. '땡큐'입니다.


9시가 가까워집니다.

다현이는 한번 더 토합니다.

아무래도 한밤중에 증세가 더 심해져서 병원에 가느니 증세가 좀 나을 때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약을 준비해 놓기로 하고 다현이 싸매고 타카푸나에 있는 SHOW CARE에 다녀왔습니다.

24시간 진료를 하는게 다행입니다.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략 $150 입니다. ㅡㅡ;;

약은 '배아플 때 먹는 파나돌' 비슷한 오렌지색 물약입니다. $17


집에 돌아와서 또 한번 토하고... 좀 더 지켜볼까 고민하다가 물약을 한컵 먹입니다.

물약이라기 보다는 오랜지쥬스 맛이 더 나는가 봅니다.

다현이가 한컵 더 먹고 싶다고 떼를 씁니다. ㅡㅡ;;


아빠 : 다현아 내일은 유치원 가지 말고 집에서 쉬면서 엄마랑 놀아라.

다현 : 아빠 다현이가 아파서 유치원 안가는거에요?

아빠 : 아니, 다현이가 그동안 유치원 너무 잘 다녀서 특별히 휴가를 주는거야?

다현 : 그래요?

아빠 : 응. 내일 유치원에 전화해서 다현이 쉰다고 할꺼야. 집에서 푹 쉬어.

다현 : 내일도, 모래도 쉬어요?

아빠 : 응.


약을 먹더니 속이 좀 가라앉는지 곧 잠에 빠져들어갑니다.

유치원에 나가는게 두고두고 스트레스가 되는 모양입니다.

아픈게 나을 때 까지는 유치원을 나가지 않고 집에서 쉬게 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아내 의견에 동의합니다.

... ...


그리고 새벽에 거의 2시간 간격으로 3번을 더 토합니다.

새벽녘에는 요령이 생겨서 젖은 물수건을 침대옆에 준비해 놓고 다현이가 겨워낼 때마다 바로 처치를 했습니다. ^^;; 계속 겨워내서 나오는것도 별로 없습니다. ㅜㅜ;;;

4시 무렵부터는 토하지는 않고 수시로 잠에서 깨 일어납니다.

이때부터는 엄마한테 물 달라는 소리도 안하고 소금과 설탕을 타놓은 물을 한모금씩 마시고 눕네요.

... ...


피곤하기도 하고 힘도 없을 텐데, 아침에 일찍 일어났네요.

출근하는 아빠랑 화이팅도 하고 악수도 합니다.

... ...


아침밥으로 죽을 먹고, 바나나도 먹고..

그렇게 하루내내 몸조리를 하고 나더니 좀 괜찮아 졌습니다.

수요일 밤.. 목요일...


다현이에게 '폭풍' 같았던 장염이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정말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자식이 아프면

내가 아픈것 보다 더 몸과 맘이 아픈것 같습니다.

부모가 되니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네요.

... ...


@ 아프기 전전날 저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