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42.5kg
아이들 방학이 끝나고 좀 한가해졌다. 몇주동안 신경을 못 썼던 벌통을 정리하며 꿀을 채밀하기로 한다. 작년에 보관해 놨던 것들까지 모아보니 꿀 가득 3박스다.
몇 해 전에 집에서 채밀하느라고 몇 날며칠 난장을 벌였던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일찌감치 꿀공장에 채밀을 의뢰하기로 한다.
꿀 채밀장은 내가 일하는 곳 중 한 곳인 파파쿠라 타운 변두리 농장지역에 있는데 가보니 상당히 어수선하다. 벌통도 많고 닭도 많다. 수요일에 벌통을 맡기고 금요일 아침에 일 끝나고 찾으러 가기로 함.
금요일 아침 일 마치고 꿀을 픽업했다. 내려놓을 때 박스당 대략 30kg 정도 무게가 나가길래 60kg 정도 꿀을 예상했는데 42.5kg다. 공장 직원 말로는 소방에 마누카와 카누카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100% 채밀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채밀이 끝난 박스를 차에 실으며 보니 아직도 제법 무겁다. ㅜㅜ
예전 집에서 채밀할 때는 쇠주걱으로 모든 소방을 긁어내고 잘게 부수고 굵은 채반과 가는 채반을 통해서 꿀을 받았다. 손이 엄청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들어가기는 했어도 오롯이 꿀을 다 채취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한다.
꿀이 집에 도착하고 그동안 모아두었던 유리병들을 모두 꺼내 세척을 하고 말리고 정리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길 기다려 함께 꿀을 옮겨 담으려고.
식탁에 가득 올려진 꿀병을 보며 아내와 아이들 누구누구에게 한 병씩 줘야겠다고 이름 대기 경쟁을 한다. 다민이와 다래는 학교 담임선생님과 단짝 친구들에게, 다현이는 GYM에 같이 다니는 친구들에게 주고 싶다고 한다. 아내는 교회 모임 사람들을 꼽는다. 나도 지금 생각나는 사람들이 몇 명 있기는 한데.. 일단 찬장에 놔두고 한 병씩 흘려보내야겠다.
토요일. 다현이가 교회에서 찬양연습 끝나고 데리러 가는 길에 꿀 한 병 가져다가 담임목사님 댁에 드렸다. 일단 좋은 거 한 병을 왠지 우리에게 특별한 목사님에게 주고 오니 기분이 좋다.

